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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패션기업이 되고 싶다면 '지식재산권'부터 챙기고 활용을 실천하라

관리자 0 2,629 2020.03.12 14:50

글로벌패션기업이 되고 싶다면 지식재산권부터 챙기고 활용을 실천하라

수석부회장 법학박사 이재길

 

  

비단 우리 패션기업들뿐만 아니라 국내 많은 타 산업 분야 기업들과 심지어 산업부 등 정부까지도 아직 지식재산권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특히 국내기업, 국제기업 그리고 다국적기업과 글로벌기업으로의 순차적 발전을 소망하고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권이 필수의 조건으로 선행되어야 함에도 기업도 정부도 이런 대중소기업의 성장과 발전단계별 고려되어야 하는 지식재산권에 대한 기본개념조차도 제대로 이해와 구분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 급기야 이러한 다양한 형태의 발전과 성장단계별 기업들을 싸잡아 동일시하면서 실제는 상황이 같거나 수준의 변화가 없는데도 거창하게 글로벌이나 ‘4차산업혁명이라는 그럴싸한 단어를 써가며 기업은 목표를 설정하고 정부는 각종 정책을 입안하거나 지원사업 등을 과대포장 하듯 말도 안 되는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하는 안타까운 현상을 보게 된다

 

어떤 기업이 단순하게 대한민국이란 시장에서 국내기업의 수준을 넘어 이웃한 몇몇 나라와 혹은 타 국가에서 물품을 판매하거나 단순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하여 그 기업을 글로벌기업이라고 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적어도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기업이 되려면 자사의 제품과 브랜드 등 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국내기업의 단계를 넘어 국제기업으로 그리고 다수의 타 국가에 현지법인 등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다국적기업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이후 전 세계를 단일시장으로 두고 시공간적 일관된 회사정책을 통한 같은 방식과 전략으로 통합비즈니스를 규모 있게 영위하는 기업 정도는 되어야 소위 글로벌기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패션업계는 이런 글로벌기업의 기준에 대비해보면 대부분의 업체가 단순히 영세한 내수시장 기반으로 몇몇 국가에 걸쳐 물품이 팔리고 사업이 전개되고 있는 정도이고 매출 규모만 따지는 지엽적인 경쟁을 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패션기업 대부분은 엄밀히 따지면 국제기업이나 다국적기업의 범주에조차도 들지 못하고 있는 수준과 현실이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패션기업과 글로벌 패션디자이너가 많지 않다는 것은 참 슬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재차 강조하지만 중요한 것은 어떤 형태의 기업이든 아니면 어느 정도의 성장단계에 이른 기업이든 불문하고 상호, 브랜드, 로고, 제품디자인, 저작권 각종 컨텐츠와 스토리까지 소위 지식재산권의 확보와 효과적인 관리 운영이 선택이 아닌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하고 이를 토대로 일관성 있는 경영 혹은 기업발전전략이 실천되어야만 글로벌패션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대부분의 패션업계는 해외시장은 고사하고 내수시장에서 조차도 자신의 브랜드나 디자인 혹은 캐릭터, 저작권 등이 권리화되어 있지 않은 기업과 패션디자이너들이 너무 많다. 아직도 단지 제품의 품질과 저가의 가격 등 상품의 판매와 유통만을 중심으로 숨 가쁘게 하루하루 성장 없이 흘러가는 패션업계의 현실을 보고 있으면 안타깝다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어진다

 

앞서 우리는 지식재산권이 무엇이고 어떤 것들이며 또한 운영되는 원칙과 특징이 무엇인지 간략하나마 살펴보았다.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말이 있다. 상인이라면 혹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라면 단순히 구슬을 꿰는 것에서 만족해서는 안 된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꿰어진 구슬을 자신의 이름으로 누군가에게 많은 이익을 남기고 지속해서 팔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사실 지식재산권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와 관련된 세세한 이론과 기본적인 원칙들을 이해하고 알아 두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 우선되고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황과 실정에 맞게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줄 아는 지식재산권적 사고와 활용의 실천이 더 중요하다

 

얼마 전 필자가 지식재산권 상담과 브랜드컨설팅을 해준 동대문 패션디자이너의 사례를 소개한다. “A 패션디자이너는 제법 동대문에서 온라인과 모바일, 인스타그램 SNS 등을 통해 의류 판매 등 패션업계에 이름과 매출이 알려졌고, 매년 지속적으로 매출을 늘려오면서 여러 유통채널로부터 매장 입점 제안도 받고 있고 판로개척을 위해 중국 등 해외시장으로 패션전시회도 나가보려고 검토하는 등 사업 기간이 5년 차에 접어든 성장 중인 패션디자이너이다. 하지만 최근 그에게는 5년간 문제없이 써온 자신의 브랜드 때문에 말 못 할 큰 고민이 생겼고 극단적으로 심하게는 사업을 지속하지 못하고 폐업하거나 브랜드를 다시 만들어 새롭게 출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 빠져 있다

 

내용은 이렇다. 대부분 패션 사업의 시작이 그렇듯 패션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그는 몇 년의 의류회사 디자이너 근무 경험을 토대로 동대문에서 자신만의 스타일의 의류를 만들어 소규모로 판매유통을 시작했고, 매년 신선한 의류디자인과 경쟁력 있는 가격 등 제품력을 고객들에게 인정받아 수도권과 지방으로 거래처도 많아지고 특히 중국과의 거래도 늘어나면서 매출도 증대되고 조금씩 성장해 갔다. A 씨는 젊은 사업가라 온라인과 모바일의 신유통시스템도 잘 활용하였고 나름대로 사업추진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작년부터 누군가 자신의 제품과 동일한 브랜드와 디자인의 제품을 불법으로 제조판매하기 시작했고 특히 자신이 쓰고 있는 브랜드도 그대로 불특정 다수로부터 침해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A씨가 사업을 시작할 때 상표권 등 지식재산권에 대한 문외한이었고 중요성에 대해서 인식도 부족했기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문장의 이니셜 세 글자를 자신의 메인 브랜드로 등록도 하지 않고 사용해 왔던 것이다. 최근 업계의 주목도 받고 유통채널의 입점 제안을 받으면서 계약을 위해서는 등록된 상표권의 절대 필요성을 알게 되었고, 뒤늦게 변리사에게 상담을 받아보니 이미 사용 중인 브랜드는 외국계 기업이 상표권을 오래전 선 등록한 상태여서 상표법상 등록 가능성이 없고 심지어 현 상표권자가 사용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는다면 오히려 A씨가 상표권 침해자가 될 위험성이 있다는 전문가의 검토의견을 받은 것이다이런 상황에 제품에 대한 무분별한 상표와 디자인 침해까지 발생하였으니 A씨는 해결방법이 없어 소위 멘붕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내 사정이 이러니 중국 등 해외로의 판로진출과 사업확장은 생각조차 못 하는 것이 당연하다. 작게는 A씨와 같은 상황의 패션디자이너와 해외로의 진출이 차단된 우리 기업들은 생각하는 것보다 굉장히 많고 일반적인 문제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누구도 글로벌기업이 될 수는 없다. 적어도 글로벌기업이 되기를 꿈꾸고 그런 계획을 세웠다면 기업이나 정부나 이제 어떤 것에 주목하고 최우선으로 선결해야 하는지 뒤돌아보고 점검을 할 때다. 이제는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패션디자이너도 기업도 그리고 관계 공무원도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후에는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한 방법론과 대안을 중심으로 함께 고민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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