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술 패권 다툼 '특허'서 승기 갈린다"
글로벌 기술 패권 다툼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특허 경쟁력이 기업의 핵심 자산으로 부상했다. 시장 규모가 크고 지식재산권 가치를 인정하는 주요국을 선별,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등 전략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자신문과 특허청이 31일 개최한 '특허전쟁 2021'(글로벌 기술패권 시대, 지식재산 보호전략)에 참석한 전문가는 기업의 글로벌 특허 전략 수립 필요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심영택 한국뉴욕주립대 교수는 '특허권자의 범위 극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심 교수는 “혁신기업은 특허로 경쟁자 무임 승차를 막아야 한다”며 “특허를 등록할 때 경쟁기업이 추후 행동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예상해 최선·열등·가상의 실시예를 특허 명세서에 명시하는 범위 극대화를 추진해야 분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모든 국가에 특허를 등록하려면 비용, 관리의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주요 시장을 선별한 글로벌 특허 포트폴리오를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교수는 “GDP가 우리 대비 크고 특허 보호 강도가 센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에서는 특허를 등록하는 게 유리하다”면서 “가장 중요한 게 양질의 국내특허를 모태 특허로 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모태 특허는 전략 국가 특허 취득을 위한 징검다리라고 생각해야 한다”며 “유능한 변리사, 특허변리사를 선정하고 합리적 보수를 지불해 다양한 실시예를 포함하는 양질의 명세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 교수는 이와 함께 “경쟁자의 특허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선 특허 대잇기 또한 필요하다”며 “후속 특허를 등록하면 선행 특허에 준하는 효력이 생기기 때문에 경쟁자의 후속 대응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성원 특허법원 지심 대표 변리사는 “과거와 달리 중국이 지재권 환경을 개선하면서 외국인 승소율이 전체 평균 보다 높은 상황”이라면서 “중국 진출 기업은 분쟁을 두려워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유 변리사는 “중국은 지재권 보호시스템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고 권리 획득 비용도 비교적 적게 드는 편”이라며 “중국 지재권 전문 변리사를 통해 전략을 수립하고 선행기술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중국 기술 계약 관련 규정 관련 대책도 필요하다”며 기술계약법, 대외무역법, 기술수출입 관리조례, 최고인민법원 사법해석에 대한 종합적 리스크 관리 체계 수립 필요성을 언급했다.
김용래 특허청장은 “각국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는 기술패권 시대에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강력한 방법은 기술혁신과 보호”라면서 “기술유출, 기술탈취, 짝퉁 등 기술 침해를 근절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청장은 “기술보호를 위한 범부처 차원의 체계적 노력과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연구자에 대한 보상체계 정비, 기술의 해외 유출 시 필요한 법·제도 정비도 필요하다”며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종합계획을 수립해서 발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